2009년 12월 28일 월요일

내가 정품을 사다니...미쳤군..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샌프란도 오들오들 할정도로 춥다.

외투라곤 얇은 니트와 후드 하나 뿐인데...

지난날쯤 자는데 너무 춥고 발도 시려서 결국 전기장판을 사버렸다.

그때는 이걸 꼭 사야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아침이 개운하다..등판이 따숩다..ㅋㅋ

근데 외출할때가 문제였다.  내년봄까지 버티느냐 아님 외투를 사느냐...

만만치 않은 가격때문에 망설이다가..혼자서 중얼거린다.."아씨..그래도 연말인데..하나쯤 사자~"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고 뭘 살지 고민해본다.

주말에 미국동부에 사시는 이모한테 연말안부겸해서 전화를 했다.  그냥 인사만 하고 끊을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해버렸다. 그래~~~서, 버지니아 리치먼드를 가는 티켓을 질러버렸다.

아씨..거기는 눈도 많이 오고 춥고,,, 결항도 잘되는데...

울 이모는 내가 8살쯤 이민 가셔서 울엄니랑 거의 30년 가까이 떨어져 지내서 살았은디...

어쩜 울 엄니 목소리, 말투, 중얼거림, 더듬거림..모든것이 너무 흡사해 울컥해버린거다.

게다가 몸까지 안좋다고 하시니... 그래도 살아계실때 몇번이라도 봐둬야 하지 않을까 싶어 질러버렸다.

2년쯤 이모를 봤을땐 외모도 정말 울 엄니랑 곂치는 느낌이었다..에헤라 디여..

동부의 추운 날씨 때문에 결국 외투를 이래저래 사게 되었다.

오늘은 콩다방 커피를 들고 다운타운으로 산책을 나간다.

오늘의 미션 "그닥 두껍지 않으며 내피는 부드러운재질, 겉은 화려하지 않는 자켓아이템"

과연 득탬할수 있을까...

갭 -> 리바이스 -> 게스 -> 캘빈클라인 -> 애버크롬비 -> 홀리스터 -> 디젤 -> 푸마 -> 나이키 -> 오클리

-> 아디다스 -> 기타 로컬 브랜드 샵을 다 돌아다녀 봤지만 마땅치가 않았다.

디자인부터 구리고 칼라도 구리고...쩝.. 심플하고 깔쌈한거 없나..

그러다 괜찬은 자켓 발견..재질도 좋고 내피도 좋고..가격은 $78.. 우아 킹왕짱..

오우 좋아..사는거야..다른 칼라가 있나 찾아본다.  근데 같은 모양의 옷인데 가격 태그 좀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78 불이 아니라 878 불이었던거다.. 8 자를 으례 $ 달라 표시로 생각해버린거샤? 오우 쉣~

닝기미..무슨 자켓이 구십만원이 넘는거야?  브랜드를 보니..  알 ---- 마 ---- 니 ...  쉐르...

내가 잘못한것 같군.. 명품은 명품이군..

또 다시 방황하다 어느 샵에서 광채가 나는 자켓 발견..이제 지칠대로 지쳤다...썅...별게 다 광채난다..

흔히 한국에서 개가죽 자켓이라 부르는 건데...저렴하고 막 입어도 되는 그런 자켓..

근데 이건 좀 특별해보인다.  마치 총알도 막아줄것 같은 느낌..오호 이건 얼마냐..

5 4 8 딸라..  1818181818  머 이리 비싼겨..브랜드도 별 없어 보이는데...옷은 좋은데..

$100 이하 짜리 찾는다는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때마침 포기할 무렵.. 한국에서 유명한 또하나의 브랜드... 노 스 페 이 스~ 짜잔~

한국에서 짝퉁이 넘쳐나지만 나름 입을만한 옷. 노스페이스... 크~~으~~ 매장 방무~~운~~

헉...중국인들로 넘쳐난다..쩝...

그래도 내가 살만한 옷을 골라본다.

한국에서 흔하디 흔한 패딩하나가 눈에 걸렸다.  입어보니 딱 맞네..이걸로 할까나..

헉...이건 여성용...  남성용으로 다시 입어본다.. 헉..이게 옷이냐..침낭수준이다...너무 크다..

나에게 맞는 사이즈는 여성용 라지엑스.. 남성용 스몰입어도 크다.

"나도 어디가서 꿀리진 않어" " 나는 아직 죽지 않았어" 라고 노랫말처럼 외쳐보지만 이들 미국인들에게는

짜리 몽땅한 호빗족에 불과한것이다..

좋다..어찌됐든 맘에든 들었으니 가격을 볼까?  헉..세금포함 $130.. 반팔 패딩이 뭐이리 비싼겨...

한국에선 짝퉁 2만원이면 살듯한데..여기서 내가 이걸 사야 하다니...어쩌겠누..안사면..

결국 $130 을 조금 넘게 주고 사게 됐다.


노스페이스 700

700 800 900 이런식으로 나가는데..숫자가 높을수록 더 보온이 좋고 가볍다고 함..

나는 매장에서 700 밖에 없었음.

내가 드뎌 정품을 사다니...리키 쇼핑 사상 이런적은 처음이다.. 이젠 자주 일어날것 같다. ㅜ.ㅜ

집에서 와서 입어보니...좋긴 하네..쩝..

인터넷으로 한국에서 얼마에 팔리나 봤더니 대략 180,000 이상 거래되고 있었다..

오호..억울함이 약간 사라지는 느낌이다..ㅎㅎ

좀 춥긴 하겠지만 이옷을 입고 이모님에 가야 겠다.

이번주 목요일 새벽 출발인데..자세한 내용은 그때...

댓글 6개:

  1. ㅋㅋㅋ돈 만있으면야 머 상관 없을듯..ㅋㅋ

    답글삭제
  2. 오오 domestic 을 또 타시다니~



    옷 좋은거 있음 사서 보내줘~ 여기도 추워

    답글삭제
  3. @까망 - 2009/12/30 12:45
    없는게 문제지..

    답글삭제
  4. @Dean49 - 2009/12/30 13:14
    돈이랑 같이 보내면 사서 보내주마~

    답글삭제
  5. 이거 sports basement가면 싸던데요?



    골든게이트브릿지 근처에 있던거;;;;

    홈스테이 맘이랑 갔었거든요ㅋㅋㅋㅋ



    나중에 zipcar빌리면 다시 가보려구요;;;ㅋ

    답글삭제
  6. @charles - 2010/01/20 15:42
    당연히 싼데도 있지..

    이거 하나 사자고 렌트해서 멀리가는게 더 비싸지.

    나중에 니가 빌리면 같이 가보자~

    답글삭제